Joe Eck의 (거의) 상온초전도 주장
Joe Eck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섭씨 0도 이상에서 초전도 현상을 나타내는 물질을 합성했다고 주장했다. Permafrost(영구동토층)에서는 가히 상온이라 할 수 있겠다. 학회나 논문을 통한 발표가 아니면 관심을 갖지 않는(accept와 publish 사이의 기간을 못 참고, embargo를 깨버리는 겨우는 제외하더라도) 체제인정형인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일이지만, 나와 (정확히는 회사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 이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또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며 comment를 부탁했기에 내용을 정리해 본다.


우선 Joe Eck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그간 임계온도가 꽤나 높은 초전도체에 관해 꾸준히 발표해 왔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논문을 발표한 것은 없어 보인다. 그의 결과를 confirm하는 논문을 하나 찾아 보았는데 2009년 11월에 publish된 이래 두 번 인용되었고, 그나마 한 번은 저자가 자신의 논문을 인용한 것이었다. 학계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얘기다.
초전도체는 제로 저항(zero resistance) 및 완전 반자성(perfect diamagnetism, a.k.a. Meissner-Ochsenfeld effect) 특성을 보여야 한다.

Eck이 제시한 저항 데이터는 277 K 부근에서 계측기의 한 눈금이 움직였을 뿐이다.

자화율 측정에서도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신호대 잡음비가 크지 않아 명확히 판별할 수가 없다.
저항측정에 어떤 계측기를 사용했는지는 언급되어 있지 않고, 자화율 측정에는 Honeywell SS94A1F Hall-effect sensor를 사용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저항 측정은 실험이 요구하는 분해능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자화율 측정도 S/N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자기장 값이 어떤 식으로 자화율로 변환될 수 있는지 실험 setup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또한 외부 인가자장의 크기가 나와 있지 않아 반자성 신호의 세기가 얼마인지 알 수가 없다. 요는 계측기 선택에서부터 실험방법의 기술(記述)까지 연구자의 바른 자세는아닌 듯 하다.
신호가 작은 것이 volume fraction(시료 전체에서 원하는 상(phase)이 차지하는 비율)이 1% 미만인 것이 원인이라는 말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를 감안해도 실험 및 분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신물질의 경우 시료제조방법이나 결성성장조건의 최적화가 진행됨에 따라 volume fraction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인데, 더 좋은 시료로 결정적 데이터를 얻을 때까지 기다리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원치 않게 상온초전도 얘기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옛날 일이 하나 떠오른다. 90년대 중반에 K대학 화학과 C某교수가 자신의 새로운 초전도 이론에 기반하여 상온초전도체를 개발하였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다. 이 새로운 이론은 기왕에 K대학 출판사에서 책으로 나와 있었다. 이 책이 얼마나 인용이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역시 학회나 논문이 아닌 언론이 공개대상이었으며 무슨 NASA의 비소대사 생명체라도 되는 듯 기자회견을 예고까지 하였다. K대학의 명망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내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라디오 정보프로에서 이 기자회견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을 정도이다. 일이 여기까지 오자 무대응 방침을 세웠던 초전도학회에서는 급기야 기자회견장에 사람을 파견하기로 하였고, 故이성익 교수님도 참석을 하셨던 것 같다. 회견에서는 자신의 이론에 대한 설명만 있었을 뿐 예고되었던 상온초전도 데모는 없는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